국회의원 지역 후보로 공천 받았다가 과거 발언으로 발목 잡힌 두 명의 후보가 각각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받았다가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은 18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래전 성찰이 부족했던 시절의 발언으로, 앞으로 미래로 나가는 정치인의 발목을 잡는 건 제가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열정만으로 살아온 저의 허점들은 지울 수 없는 저의 그림자"라면서도 "그 부족함을 모래주머니처럼 제 몸에 감고 살아도 제 몸 구석구석이 민주당의 강한 무기가 되길 희망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16년의 세월 간 저는 수 차례 정치적 도전이 좌초됐다"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몇 가지 허물이 반복적으로 제기돼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앞서 16일 '거짓 사과' 논란으로 정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강북을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됐으며 조수진 변호사가 후보로 낙점됐다.
당 지도부는 "정 전 의원이 목함 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공직 후보자로 추천되기에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정 전 의원은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서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했지만, 목함지뢰 피해 장병들이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해 거짓 해명 논란으로 번졌다.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과거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공천이 취소되자 같은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정치 생명을 걸고 무소속 출마를 결단하며 이 자리에 섰다"며 "잠시 당을 떠나지만, 수영구 주민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부족한 저 한 사람 때문에 청년들에게 한 번 실수는 영원한 낙인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는 없다. 실수를 딛고 성장하며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수영구 곳곳의 재개발·재건축을 저보다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후보는 없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1호 참모 장예찬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저의 20대 시절 개인적인 SNS를 검증한 잣대로 민주당을 살펴보면 공천받을 사람이 얼마나 있나. 이재명 대표는 형수님에게 패륜적인 쌍욕을 하고도 뻔뻔하게 야당 대표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고등학생과 성인의 성관계도 합의하면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칼럼을 썼다. 2018년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의 일"이라고 했다.
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겨냥해 "측근을 보내 성 상납 무마 7억 각서를 쓴 이준석 대표의 공천은 문제가 없냐"며 "서서 죽을지언정 무릎 꿇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대구 중·남구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도 지난 16일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저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하는 거침없는 보수의 일꾼으로 보다 신중하고, 보다 뜨겁게 소임을 다하겠다"며 "4·10 총선에서 중구·남구 주민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검증 받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이혜훈 전 의원 캠프가 4·10 총선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며 제기했던 이의 신청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기각하자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에게 '탈당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일은 절대 없다"며 "미력이나마 당을 위해 힘 보탤 일이 있다면 기꺼이 헌신하겠다. 지난 가을, 당의 수도권 승리를 위해 서울 도전을 선언했을 때 그 마음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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