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 포럼에서 공개한 내용이다.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1.8㎚ 칩 공정 기술을 미국 미시간대와 UC버클리 학생에게 개방해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상호 교류가 아니라 ‘파트너’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첨단기술을 접하며 성장한 인재를 인텔의 미래 병력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이외에도 세계 100개 대학과 반도체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60개의 연구 그룹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수재 킹 리우 UC버클리 공과대학장은 4명으로 구성된 인텔 파운드리 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았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인텔을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우며 힘을 실어줬다. 현재 20% 수준인 미국의 반도체 제조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인텔의 목표이자 미 정부의 목표다. 급팽창하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략물자와 같은 반도체를 자국 내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 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총 527억달러(약 70조원) 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반도체지원법을 시행하고 있다. 인텔은 물론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연이어 공장 설립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반도체 전쟁의 핵심 전투 중 하나는 인재 쟁탈전이다. 많은 인재를 확보할수록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낼 아이디어도 많아진다. AI 반도체 시장은 2030년 2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각국의 반도체 패권주의도 짙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작년 9월 일리노이대, 텍사스A&M대와 협업해 반도체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보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한국에선 명문대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자들이 의대로 대거 이탈하는 의대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인재 생태계 확립이 시급한 상황에서 자국 인재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부족한 병력으로 치르는 전쟁의 결과는 명약관화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반도체 인재 확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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