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G 사이버보안 트랙을 신설한 건 가파른 AI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 LG의 모든 제품에 고성능 AI가 장착되는 만큼 보안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보안 서비스 ‘LG 실드’로 외부 공격을 막고 있는데 AI의 빠른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수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충분한 보안 인력 없이 AI 시대를 맞이하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LG전자는 자체 육성뿐 아니라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합류한 미국 하버드대 박사 출신인 고하준 일본 오사카대 사이버보안 조교수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구동하는 AI)가 본격화되면 데이터 보안이 더욱더 중요해진다”며 “앞으로 기업 간 사이버 보안 인력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구글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이버 보안 분야 부족 인력은 216만 명으로 라틴아메리카·미국(50만 명)과 유럽(30만 명)보다 훨씬 많다.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사이버 보안 10만 인재 양성’을 국정 과제로 삼고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0% 늘린 4393억원으로 편성해 투입하기로 했지만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우진 동국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AI 시대를 맞아 개인정보 윤리를 강화하는 연구가 시작됐고 관련 법안도 속속 나오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을 놓친 기업은 AI 시대에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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