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15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용융자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뜻한다.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신용융자잔액도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1일 9조6678억원에서 이달 15일 10조2437억원으로 5759억원 증가했다. 코스닥 신용융자잔액은 8조2457억원에서 8조9117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56%, 11.92% 올랐다.
신용거래가 몰린 종목 중엔 수익률이 낮은 사례가 적지 않다. 15일 기준 전체 상장 종목 중 신용융자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신용 비율은 10.48%에 달했다. 이 종목은 코스닥150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된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신용융자잔액이 227억원 늘었는데, 코스닥지수가 급등한 영향으로 주가는 16.69% 하락했다.
테마주에 올라타려는 빚투 투자자도 많았다. 이수페타시스는 최근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며 이달 들어 5일까지 주가가 26.02% 급등했다. 그러자 이후 신용융자잔액이 대폭 늘었는데 주가는 오히려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1개월간 한미반도체(295억원)와 제주반도체(51억원) 등 중소형 반도체 종목에도 빚투 자금이 몰렸다. 이 기간 제주반도체는 21.83% 하락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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