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암참 회장(62·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이 생각하는 아태 본부 5순위 국가였지만 최근 들어 싱가포르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UCLA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미국 AT&T 본사를 거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한국GM 사장을 지냈다. 2017년부터 암참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미국 정·관계와 연결해주는 업무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이 투자 매력도에서 싱가포르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출장 때 만난 현지 기업 관계자들이 아태 본부 후보로 한국을 거론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의 아태 본부는 거대 경제권인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헤드쿼터 역할을 한다.
그는 “퀄컴, 램리서치 등 반도체 기업은 물론 2020년 홍콩에서 서울로 아시아본부를 옮긴 뉴욕타임스도 한국을 높이 평가했다”며 “암웨이와 존슨앤드존슨처럼 아태 본부를 한국에 두지 않았지만, 일부 사업 부문을 한국 지사에 맡기는 곳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아태 본부를 유치해야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 본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아태 본부장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키맨’이 한국에 머무르면서 매력을 느끼면 투자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미국 정부도 ‘싱가포르 쏠림’ 현상을 반기지 않는다”며 “미국 기업들의 아태 본부가 한 곳에 몰리면 지정학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주거비와 인건비 등이 너무 높은 것도 부담이라고 했다. ‘일본과 대만도 매력적인 후보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교통·물류망이나 디지털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이 한 수 위”라며 “(일본보다) 영어를 잘하고 (대만보다) 안전하다는 것도 한국의 강점”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북한 리스크’가 기우라는 건 외국인도 다들 잘 안다”며 “최근 한 외국 기자가 ‘미국 기업들은 북한 리스크를 걱정하지 않냐’고 묻길래 ‘당신 빼고 그런 것을 묻는 사람은 없다’고 답해줬다”고 했다.
김형규/김우섭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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