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이날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4.45~6.24%로 정했다.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는 2개 인터넷은행과 5대 시중은행 중 혼합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4%대로 책정한 곳은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신규 판매 주담대의 평균 금리(연 3.7%)가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주담대 금리가 가장 낮았던 은행이 불과 1~2개월 만에 가장 높은 곳이 된 셈이다.
전세대출 금리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는 금리가 2년 동안 유지되는 고정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1월 2일 연 3.17~3.28%에서 이날 연 4.12~4.18%로 올렸다. 반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동일한 유형의 전세대출 금리를 연 3.59~4.99%에서 연 3.4~4.8%로 낮췄다. 농협은행도 연 3.68~5.38%에서 3.41~5.31%로 내렸다.
이처럼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경쟁 촉진 정책의 영향이 은행별로 시차를 두고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지난 1월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만큼 연초부터 대출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는데, 대출 자산이 감소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하자 이달 다시 금리를 내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정부가 경쟁 촉진 정책의 일환으로 1월 9일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갈아타기) 인프라를 구축한 이후 대출자산이 급격히 늘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월 비대면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다른 은행에서 유입된 주담대 액수는 카카오뱅크가 915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케이뱅크가 3919억원으로 뒤를 이었는데, 5대 은행은 모두 합쳐도 3212억원에 불과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과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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