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76)이 서거했다는 '가짜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돼 논란이 된 가운데, 영국 매체들이 허위 정보의 중심에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서거했다는 가짜뉴스는 러시아 언론들이 퍼트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찰스 3세가 서거했다는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갑자기 SNS를 통해 퍼져나갔고, 영국의 외국 주제 공관들은 '가짜뉴스'라고 반박에 나서는 등 소동이 일었다.
가디언은 러시아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에서 유명한 경제신문이었던 베도모스티가 자사의 텔레그램 채널에 이 소문을 공유하면서 가짜뉴스가 더욱 확산했다고 전했다.
베도모스티는 의장용 군복을 입은 찰스 3세 사진에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사망했다"는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이 235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친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인 레아도프카를 비롯한 러시아 인터넷 채널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또한 버킹엄궁의 공식 성명이나 영국 공영 방송 BBC 등의 사망 확인이 없었음에도 레아도프카는 찰스 3세의 사진 옆에 "왕실 홍보실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한다. 국왕이 어제 오후 예기치 않게 세상을 떠났다"는 글이 적인 문서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공식 발표문처럼 보여지는 문서 이미지에는 2024년 3월 18일이라는 날짜까지 적혀 있다.
해당 이미지는 재작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망했을 당시 버킹엄궁에서 나온 발표문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가, 왜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친정부 성향의 한 러시아 채널은 찰스 3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와 결혼한 캐서린 왕세자빈이 지난 10일 공개했던 사진에 찰스 3세의 머리를 합성한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복부 수술 후 위중설에 시달리던 캐서린 왕세자빈이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세 자녀와 함께 있는 모습을 담아 공개했지만,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편집했다"고 시인한 후 사과했던 논란의 이미지다.
이 채널은 합성 사진을 공개하며 "사진의 진실: 버킹엄궁이 찰스 3세 사망에 대한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 새로운 사진을 배포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런던이 한심해 보인다"고 조롱했다.
러시아 내부에서 가짜뉴스가 퍼져나가고, 인근 국가인 우크라이나, 타지키스탄으로도 전파되면서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이 나서 속보를 통해 "찰스 3세는 계속해서 공식적인 일을 수행하고 사적인 업무에도 참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찰스 3세 측은 지난달 5일 전립선 비대증 치료 중 암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치료를 받으면서 대외 활동은 하지 않았으나 공무는 계속 수행해 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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