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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기업인 프랑스 케링이 1분기 실적 발표를 1달 앞두고 매출 감소를 미리 경고했다. 중국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케링은 20일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50억1000만유로(약 7조2700억원)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찌 매출은 지난해 26억2000만유로에서 20%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은 다음달 23일 발표된다.
케링은 "이러한 성적은 주로 구찌의 가파른 매출 감소,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 감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링은 핵심 브랜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브랜드 재조정으로 올해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지난달 예고한 바 있다. 케링은 매출 약 3분의2를 차지하는 구찌와 함께 입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케링은 지난달부터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사바토 데 사르노(40)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새 라인업과 관련해 "반응이 매우 좋다"라며 "앞으로 몇달 간 신제품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케링은 코로나19팬데믹 이후 루이비통모에헤네스(LVMH), 에르메스 등 경쟁업체에 비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사르노를 영입했다.
피랄 다다니아 RBC 애널리스트는 "구찌가 턴어라운드 초기 단계에 있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신제품을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에 고객 반응을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분기 매출이 전기 대비 3%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링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는 파리 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0.59% 오른 425.95유로에 거래됐다.
케링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다른 명품주들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이후 이전의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케링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95억6600만유로(약 28조4500억원)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2015년 선임돼 구찌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바꾼 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 이후 케링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올해 에르메스와 LVMH의 성장세도 작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HSBC는 "명품 브랜드의 판매환경이 어려워졌고 LVMH의 패션 및 가죽 제품 비교 기준이 더 까다로워졌다"라며 LVMH 목표 주가를 860유로에서 845로 낮췄다. UBS는 올해 명품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2016년 이후 연평균 10%의 절반인 5%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에르메스 주가는 36.62%, LVMH는 18.98% 상승했고 케링은 8.92% 올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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