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티스트들이 해외에서 거둔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폭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 등에서 문화예술 저작권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산업재산권 수지가 18억6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지만 저작권 수지가 22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술 관련해선 수입을 많이 했지만 문화 예술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수출이 발생했다.
저작권 수지 중에선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11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22년 8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25% 증가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수출이 늘면서 음악 및 영상 분야에서 9억5000만 달러 흑자가 나타났다.
K팝 아티스트들이 월드투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지재권 수출로 잡히면서 이같은 흑자가 기록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작년 시행된 콘텐츠 산업 세액공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2017년 이후 개선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17년 4억1000만 달러 적자에서 2020년 1억7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한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도 2021년 4억1000만 달러, 2022년 8억8000만 달러 등 증가세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에서 5억4000만 달러의 흑자가 기록됐다. 전체 문화예술저작권 수지(11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미국(1억6000만 달러)과 중국(9000만 달러)에서도 흑자가 나타났다.
저작권 수지를 구성하는 또다른 항목인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지도 11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8억6000만 달러 대비 29.1% 증가했다. 게임 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컴퓨터프로그램은 2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31억 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에서의 흑자 규모가 16억3000만 달러로 가장 컸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지는 7억 달러 적자였다. 이는 18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2022년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된 것이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관련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수출이 늘어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기전자제품(21억1000만 달러)과 자동차·트레일러(16억5000만 달러)에서 흑자가 발생해 27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14억5000만 달러) 등의 적자로 27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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