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장벽을 낮춰 많은 사람들이 액체생검을 받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사진)는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인 김 대표가 2018년 세운 회사다. 액체생검으로 순환종양 유전체(ctDNA)를 분석해 암과 같은 질병을 진단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 뇌척수액, 흉수 등의 체액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검사법이다. 조기 암 검진이 필요하거나 암 수술 후 재발이 우려되는 경우, 조직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 활용된다. 암 발병 여부를 일찍이 포착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단 점에서 의료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아이엠비디엑스의 경쟁력은 숱한 연구 개발을 통해 △진행성 암의 예후·예측 진단하는 '알파리퀴드' △수술 후 미세잔존암을 탐지하는 '캔서디텍트' △8종(대장, 위, 간, 췌장, 폐, 유방, 난소, 전립선)의 암을 한번의 채혈로 조기 검진하는 '캔서파인드' 등 암 치료 전 주기에 걸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단 것이다. 김 대표는 "후발주자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기존 선발주자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회사는 국내 비상장사 중 유일하게 처방 매출이 나오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2월 기준 삼성의료원,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34개 병원에서 처방 매출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도 협업 경험이 있으며, 독일 머크 등과도 공동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보다 의료기술이 뛰어난 대만에도 진출해 액체생검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창업 5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다만 제품들이 고가인 점은 높은 장벽으로 꼽힌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겠단 게 회사 목표다. 캔서파인드의 경우 80만원 수준인 제품을 30만원까지 낮춰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진단 가능 암종을 8종에서 2025년 20종으로 늘리겠단 로드맵을 제시했다. 홍콩, 베트남 등 해외 시장도 추가 진출한단 계획이다. 미국은 2026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23개 국가에서 나가 있다.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다. 회사는 2018년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상태를 지속했다. 지난해 추정 매출은 40억원, 영업손실액은 78억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코스닥 상장도 기술특례 트랙으로 준비했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이 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3년 뒤인 2027년엔 규모가 499억원으로 6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20% 비중인 해외 매출을 빠르게 확대해 외형 성장을 이루겠단 전략이다. 흑자전환은 2027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액체생검이 2030년 24조원이 예상되는 시장이나, 아직 시장 규모가 미미하다"며 "국내는 침투율 기준으로 10% 미만인 만큼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2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주당 희망공모가격은 7700~9900원, 총공모금액은 193억~248억원이다. 공모자금은 시퀀싱(DNA 분석) 서비스 역량 확대, 연구개발, 해외 진출, 미국 클리아 랩 인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이날 마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은 이달 25~26일로 예정됐다. 다음달 3일 상장이 목표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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