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파묘'의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은 "배우의 포텐이 모였다가 궁합이 잘 맞으면서 캐릭터의 페이소스를 잘 살려줬다. 그 궁합이 영화의 흥행요인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누적 관객 수 945만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오컬트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이다.
영화 출연 배우들은 흥행에 감사하기 위해 수십번의 무대 인사에 섰다. 특히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말까지 양산한 최민식은 크게 화제가 됐다.
장 감독은 "매번 최민식 선배가 하는 말씀이 '이 맛에 영화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찍는 것도 좋아하시지만 관객과 만나 호흡하고, 극장에 사람이 꽉 차고 사랑받으니 너무 좋아하시더라"라고 전했다.
또 "다른 배우들도 와글와글한 상영관의 열기를 느끼며 오랜만에 영화배우로서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옆에서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영화 '검은 사제들'(2015)를 통해 장편 데뷔한 후 흥행에 성공하고 '사바하'(2019)를 통해 K-오컬트 장르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메가폰을 잡은 작품마다 놀라운 몰입감과 서스펜스를 선사해 오컬트 장인이라고 불리는 장 감독의 '파묘'는 3월 비수기에도 크게 흥행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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