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시대...물 들어올 때 노 젓는 항공우주 IPO

입력 2024-03-21 12:20   수정 2024-03-22 09:16

이 기사는 03월 21일 12: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민간 주도 우주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증시 입성을 노리는 항공우주 스타트업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정부가 우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간 기업 육성을 위한 예산 편성 및 기술 이전 등을 약속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단 계획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루미르는 전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소형 위성 개발 기업이다. 지난해 진행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과정에 우주 방사능 탐지 큐브 위성 '루미르-T1'를 실어 보냈다. 국내 민간 항공우주 업체 최초로 지난해 5월 차세대 중형위성 5호의 위성 탑재체(Payload) 전체를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주 지상국 서비스 기업 컨텍을 시작으로 항공우주 기업의 IPO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민간 우주로켓 발사업체 이노스페이스가 상장 예심을 청구했으며 올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민간 우주로켓 발사),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초소형 위성) 등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우주 산업을 민간이 이어받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다가오자 시장 선점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마련에 앞다퉈 나선 모습이다. ‘뉴 스페이스’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처럼 민간 기업이 국가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KSLV-Ⅱ)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KSLV-Ⅲ)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발사체 개발 사업이 진행됐지만, 이번엔 민간 기업이 설계부터 발사·운용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오는 5월 우주항공청도 문을 연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전문성을 토대로 민간기업과 직접 소통하는 기관으로 그동안 항공우주 분야 기업들이 요청했던 기구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27년까지 우주개발 예산을 1조5000억원 이상 늘리고 2045년까지 100조원의 투자를 끌어내겠다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 4240억 달러에서 2031년 737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선발 주자였던 컨텍이 상장 이후 주가는 부진하단 점은 변수로 꼽힌다. 20일 종가는 1만5510원으로 공모가(2만2500원)보다 약 30% 낮다.

대형 증권사 IPO 본부장은 “현재 민간 발사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스페이스X 정도를 제외하면 적자를 감수하고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라며 “애초에 상장 직후 성과가 단기에 나오길 기대하면서 투자하는 섹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관사간 경쟁도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IPO를 준비하는 항공우주 기업의 주관사를 살펴보면 루미르-NH투자증권, 이노스페이스-미래에셋증권,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으로 분산됐다.

비슷한 시기에 항공우주 관련 기업이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서로 다른 파트너를 찾아 나선 결과다. 유사 업종인 데다 비슷한 시기에 증시 입성을 꾀하다 보니 주관사의 네트워크 역량에 따라 공모 흥행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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