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의 중추인 의대 교수들의 오만과 무책임도 새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수들은 25일부터 사직서 제출 등 집단행동 돌입을 예고했다. 한 대학병원에선 “더함도 빠짐도 없이 똑 떨어지는 2000명을 고집하는 것은 미신적 정책”이라는 ‘사직의 변’이 발표됐다. 1999명이나 2001명이어야 ‘미신정책’이 아니라는 것인지 요령부득이다. 몇 명이 적당한지 견해를 밝히지도 않은 채 정부 정책을 미신으로 비하하는 데서 안하무인의 집단적 정신세계가 드러난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가 “의학 교육과 수련 체계가 마비될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공감하기 어렵다. 의대 수요 조사를 거쳐 정원이 결정됐고 대학총장들은 일제히 교육 인프라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도 적극 지원을 약속 중인 상황이다. 정부는 그간 필수의료 보상 확대에 10조원 이상 투입, 전공의 연속 근무 축소, 의료사고 법적 부담 경감 등 의사들의 핵심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다. 그런데도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정부를 굴복시키겠다는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한다.
누차 밝혀온 대로 정부는 물러섬 없이 의료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 진료보조(PA) 간호사 등은 이미 속도가 붙었다. 중증·응급 진료 강화, 특화 병원 육성, 지역 필수의사제 같은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 총선을 의식해 어정쩡한 타협에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