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응징"…尹·韓, 갈등 봉합 후 한목소리

입력 2024-03-22 18:49   수정 2024-03-23 01:57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북한 어뢰로 피격된 천안함 선체를 함께 둘러보고 천안함에서 순직한 용사들에게 참배했다. 두 사람은 “조작과 선동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종북 세력의 준동을 강력히 응징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최근 이종섭 호주 대사 조귀 귀국 및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를 두고 이견을 보인 두 사람이 갈등을 봉합하고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尹 “반국가세력 발 못 붙이게 해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만남은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행사를 마친 뒤 이뤄졌다. 행사가 끝나고 한 위원장이 먼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로 이동해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헌화와 참배를 마친 두 사람은 이후 천안함 선체를 둘러봤다. 2010년 천안함 함장이던 최원일 326호국보훈연구소 소장(예비역 해군 대령)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위원장이 “영웅들을 이렇게 모욕하고, 조작하고 선동하고 왜곡하는 세력이 계속 그런 일을 하고 있다.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렇게 명백하게 도발과 공격을 받았는데도 자폭이라느니 왜곡, 조작, 선동해서 희생자를 모욕하는 일이 있다”며 보탰다.

윤 대통령은 최 소장에게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냐”며 “반국가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서 더 많은 위로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차에 탑승하기 전 한 위원장과 악수하고 한 위원장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이재명 "尹정부 중국에 왜 집적"
이날 만남을 두고 당정 갈등은 봉합 국면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과 대통령실은 지난 17일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이 대사의 조기 귀국과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황 전 수석의 거취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다음날인 18일에는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도부를 공개 저격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커졌다.

그러다 20일 대통령실이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한 데 이어 21일 이 대사가 자진 귀국하면서 사태는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 대해 “당정 간 갈등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수처는 귀국한 이 대사가 요구한 ‘즉시 수사’를 이날 사실상 거부했다. 공수처는 “압수물 등에 관한 디지털포렌식과 자료 분석작업이 끝나지 않았고 참고인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이 대사를 불러들여 조사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며 “그냥 ‘셰셰'(謝謝·고맙다는 뜻),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 뭘 자꾸 여기저기 집적거리느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대표는 “대만해협이 뭐가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뭔 상관있냐”고 했다. 그러자 한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이 나온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특정 나라에 끌려가지도 않고, 오로지 대한민국 국익만 생각하는 외교 정책을 하는 정치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양길성/김진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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