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양당 지지율이 두 달 전으로 회귀했다. 상승 기류를 타는가 했던 국민의힘은 최근 내리막길을, 하락 곡선을 그리던 민주당은 최근 반등하면서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갤럽이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어 발표한 3월 3주차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3%포인트 줄고 민주당은 2주째 1%포인트씩 오른 결과다. 2달 전 민주당 35%대 국민의힘 34%를 기록했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로 돌아간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거의 비슷하게 두 달 전으로 돌아간 가운데, 지역별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대전/세종/충청 등 충청권에서 지지율을 민주당에 역전당했다. 충청은 그간 '스윙보터' 역할로 각종 선거에서 풍향계 역할을 해온 곳이라 우려가 크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48% 대 24%로 2배가량 국민의힘이 앞서왔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분위기가 급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것이 일회성에 그칠지 향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도 심상치 않다. 두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40%대로 떨어졌고 민주당 지지율은 20%까지 올라왔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지지율이 점차 빠지며 40%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두 달 전 61%였는데 최근 47%로 거의 15%포인트가 증발했다.
양당의 이러한 지역 부진은 공천 파열음, 여야 심판론과 더불어 조국혁신당의 등장 등 여러 가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광주/전라에서 지지율이 17%로 국민의힘의 2배 수준에 달하고 있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10%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수도권과 충청에서 1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인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엔 각각 '거리두기' 숙제가 놓여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한 몸'을 강조하면서도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의대 증원 정책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짝 상승하다 최근 고물가 여파에 이종섭 주호주대사 등 논란으로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고 부정 평가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적당한 거리두기를 해야 한동훈 위원장에 힘이 쏠리고, 그래야 정권 심판론 프레임에서 미래 지향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조국혁신당과 얼마나 거리두기를 할지가 관건이 됐다. 비례대표에서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위협적인 탓이다. 이주 한국갤럽이 조사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서 국민의미래 30%, 더불어민주연합 23%, 조국혁신당 22% 순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비례정당과 조국혁신당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인 것이다. 과거 21대 총선 직전 열린민주당이 민주당의 집중 견제를 받은 바 있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의 표본은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됐으며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3%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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