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없었으면 TK신공항 100년 가도 불가능했을 것"

입력 2024-03-24 16:20   수정 2024-03-24 16:21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은 특별법을 통해 국가가 보증하지 않고 군공항이전특별법으로만 추진했다면 100년이 가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민선 8기 중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던 신공항 특별법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부시장은 민선 8기 20개월에 대해 “평가는 시민들과 언론의 몫이지만 열심히 했다고는 자부한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사회에서는 TK신공항 특별법과 달빛철도 특별법 등 두 개의 특별법과 지난주 확정된 LH의 신공항 특수목적법인(SPC)참여 등의 어려운 현안이 해결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정 부시장은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현안 사업에 방향을 잡고 큰 물꼬를 터야 하는 일은 홍 시장이 직접 나서서 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부시장으로 취임한 정 부시장은 올해 2월 중순 대구경북신공항 업무까지 맡았다. LH가 SPC 참여에 난색을 보이던 시기였다. 한 달 만인 이달 20일 LH 등 5개 공공기관은 대구시와 TK신공항 건설 및 종전부지 개발사업을 위한 MOU에 참가했다. SPC에 LH 참여를 끌어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정 부시장은 특별법의 필요성, 지도자의 통찰력과 정치적 상상력, 추진력을 절감한 터였다.

2022년 8월 주호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의 원천은 2020년 홍 시장이 대구 국회의원이던 시절 발의한 특별법에서 시작됐다. 정 부시장은 “21대 국회의원(수성을)에 당선된 직후인 2020년 9월 홍 시장이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며 “이미 4년 전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시작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법이 있어도 이런 난관들에 부닥쳤는데 만약 그게 없었다면 SPC 구성이 가능이나 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의원 시절 특별법을 발의하자 대구는 물론 경북에서도 군공항특별법으로 충분한데 왜 굳이 특별법을 만드느냐”며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정 부시장은 “홍 시장이 일을 맡길 때는 정확한 방향과 과제를 주지만 공무원이 할 수 있는 행정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은 직접 뛰고 필요하면 대통령도 만나 해결했다”고 말했다. 특별법 정국에서도 홍 시장은 맨 앞에서 뛰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여당 대표를 지냈던 만큼 늘 국회에서는 주로 찾아오는 의원이나 특위 위원장을 맞이했지만, 대구 최대 현안이었던 특별법 추진과정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배의원들 방까지 찾아다녔다. 법안심사소위까지 참여해 설득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정 부시장은 “TK신공항 특별법, 달빛철도 특별법은 물론 지난 4일 대통령과의 민생토론회에서 대구 현안 12가지가 모두 테이블에 올라가고 대통령의 지원 약속받아 추진동력을 확보한 것도 그런 리더십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 부시장은 “TK신공항특별법과 달빛철도 특별법 통과 그리고 LH의 SPC 참여 등 ‘이게 가능할까’라고 의심했던 현안이 풀리는 것을 보면서 대구 시민들도 ‘파워풀 대구’를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대구 구호를 ‘컬러풀 대구’에서 파워풀 대구’로 바꾸자 ‘컬러풀이 섬유산업의 상징이라 바꾼 건 이해하는데 왜 파워풀 이냐’며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파워’의 실체를 절감한다는 반응이 대구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정 부시장은 대기업 유치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구의 총 GRDP가 60조원 정도인데 울산의 현대중공업 1개 기업의 매출이 60조”라며 “30년째 꼴찌인 대구의 GRDP를 획기적으로 높이려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유치가 꼭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 내륙도시인 대구는 국제공항이 필수”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대구의 1인당 GRDP는 2674만원이지만 울산은 7751만원으로 세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정 부시장은 “미래 신산업 전환과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에 맞춰 산업 용지를 적기에 공급하는 일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투자유치가 활발해지면서 2027년이면 대구의 산업 용지도 바닥이 난다”며 “제2국가산단과 함께 2029년 신공항 개항에 맞춰 대구에 편입된 군위에 첨단산업 용지를 잘 준비하면 대구에도 큰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시장은 대구 미래산업 전환과 관련해 “대구에는 자동차 부품과 소재 업체들이 많은데 이들 기업이 사업전환을 하는데 필요한 정책자금이나 국가 공모사업은 부족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대구 모터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올해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대구까지 와서 한국형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을 했는데 이는 KAI조차 ‘모터는 대구’라고 인정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모빌리티와 로봇, UAM의 핵심인 모터 산업을 대구의 핵심 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시장은 수성알파시티의 ABB 산업, 서남부의 모빌리티와 로봇 등 대구의 산업구조 개편의 방향이 잘 잡혀가고 있다”며 “사업구조 개편의 알파와 오메가는 대구경북신공항과 대기업 유치”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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