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가 '하극상 논란'을 빚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그 장면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경기장을 배경으로 기자회견을 한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천수는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카메라 앞에서 애들 뛰고 있는데 사과시키는 건 솔직히 조금 아니었다. 강인이가 잘못한 건 인정했다. 그런데 선수들 러닝하고 있는데 거기 서서 사과시키는 건 나 전남 때랑 똑같은 거다"고 말했다.
과거 이천수는 2009년 심판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가 홈경기 선수 입장 때 페어플레이 메시지 기수로 활동하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를 언급한 그는 "그때 홍명보 형이 '저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그거랑 비슷한 거라고 봐야 한다. 강인이가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애들 러닝하고 있는데 그게 뭐 하는 거냐"면서 "그거 보고 조금 울컥했다.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안 보이든지, 아니면 선수들도 같이 서 있어야 한다. 왜냐면 강인이 잘못이지만 그들도 선배들이지 않냐. 선수들 러닝 뛰고 있는데 그 앞에서 사과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호텔 회의실 있지 않냐. 30분 전에만 기자회견장에서 하면 되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강인은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전을 앞두고 '하극상 논란'에 사과했다.
'하극상 논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시간 이강인이 주장인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으로, 이로 인해 손흥민은 오른손 검지와 중지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강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다"고 사과했다. 이후 영국 런던으로 직접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했으며, 다른 대표팀 선배와 동료들에게도 한 명씩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