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편 결과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의 소매 가격이 10% 넘게 하락하는 등 물가 급등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다만 햇과일이 출하되는 여름철까지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과(후지) 10개의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1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하락했다. 배 10개 소매 가격도 3만9312원으로 1주일 전보다 13.4% 내렸다.
같은 기간 토마토는 ㎏당 7107원으로 12.9% 떨어졌고, 딸기는 100g에 1303원으로 6.1% 저렴해졌다. 수입 과채류인 바나나는 5.4%, 파인애플은 5.1% 내렸다.
소매가격 하락 추세는 정부와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나선 효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1500억원의 긴급 가격 안정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납품 단가 지원(755억원)과 할인 지원(450억원) 등으로 사용됐다. 정부의 납품단가 지원은 이마트 같은 유통 업체에 농축산물을 납품하는 농협·영농법인에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납품 단가 자체를 낮춰 소매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으로 농축산물 가격은 최대 60% 수준까지 할인된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14일 한 대형마트가 농협 등으로부터 받은 사과 1.5㎏의 납품단가는 1만8480원이었는데, 정부 지원(6000원)이 시작되자 납품 단가가 1만2480원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유통업체가 추가로 자체 할인(3000원)을 하고 정부가 할인 지원(2670원)을 보탠 결과 최근 최종 소매가격은 6230원까지 낮아졌다. 정상 가격(1만8480원) 대비 66.3% 할인된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배는 56.5%, 딸기는 25.6% 소매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과는 가격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예년보다 여전히 비싼 편”이라면서도 “바나나 오렌지 등 대체 과일 공급이 늘면서 최근 사과 수요가 평년보다 20~30% 줄었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물가 현장 점검을 위해 이날 백화점형 아울렛인 세이브존 노원점을 찾은 자리에서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을 중소형 마트·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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