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 안테나를 개발하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성상엽 대표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여금 9억원을 포함해 14억원이 넘는 연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주가가 지난해 3월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대표가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올라온 인텔리안테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성 대표는 지난해 급여로 5억600만원, 상여로 9억원 등 총 14억600만원을 받았다. 성 대표는 인텔리안테크 지분 21.11%르 보유해 187만955주를 갖고 있는데 주당 100원으로 책정된 배당금까지 더하면 급여·상여·배당금 총액이 약 16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인텔리안테크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보다 부진했다. 지난해 매출은 3050억원으로 전년 보다 약 27% 올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09억원, 순이익은 5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8%, 63%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도 성 대표는 상여금으로 거액을 챙긴 것이다.
성 대표의 상여에 대해 인텔리안테크 측은 “임원 보수 규정에 의거, 전년도 재무성과 등 계량 지표 및 핵심과제 평가, 미래 준비를 위한 중장기 기대사항 이행정도 등 비계량지표를 평가해 연봉의 200% 수준 내에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량적인 재무성과는 전년도 대비 매출액 및 이익의 성장, 비계량지표와 관련한 해상용 제품의 시장점유율 증가, LEO/MEO 위성통신의 '듀얼 파라볼릭 안테나' 양산, '그라운드 게이트웨이 안테나' 및 '위상배열 안테나' 개발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인텔리안테크가 실시한 두 차례 유상증자 탓에 손해가 잇따랐는데 정작 대표는 거액의 상여금을 챙겼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고 신규로 주식을 발행하는 자금 조달 방식을 뜻한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인텔리안테크는 2021년 약 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도 유상증자를 한 차례 더 실시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9만6324원이던 주가는 지난 22일 기준 5만8300원으로 39.48% 떨어졌다. 인텔리안테크 관계자는 “유상증자 이후 연말에 주가는 회복했다가 다시 하락한 것”이라며 “성 대표의 상여금도 실적이 좋았던 2022년을 기준으로 연초에 지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장에서도 인텔리안테크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KB증권은 지난 1월 인텔리안테크 리포트를 통해 목표주가를 9만7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KB증권은 "2024년 매출 성장은 해상용 안테나 재고 조정과 원활한 신제품 공급을 전제로 한다"며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R&D 비용과 인력 채용에 따른 고정비 부담은 상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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