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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안보 동맹 수준을 60여 년 만에 최대로 격상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 5명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4월 10일 백악관에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주일미군사령부 개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바이든 정부는 하와이에 주둔 중인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이하 인태사령부) 소속 사령부 중 하나인 태평양함대 산하에 새로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존 아퀼리노 인태사령관이 제시한 안이다. TF 소속 미군들은 일정 시간을 두고 주일미군에 배치해 주일미군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태평양함대를 이끄는 4성 장군도 일본 체류 시간을 늘리고 현지 지원 업무를 강화한다.
이는 미 인태사령부가 도쿄에서 6200㎞나 떨어져 있는 데다 19시간의 시차가 있어 일본 자위대와의 공조가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주일미군사령부는 주일미군 지휘협정 운용 조율 등 제한적 역할만 맡고 있으며, 실제 운용·작전 지휘권은 인태사령부가 갖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10년 넘게 주일미군사령관을 현재의 3성급에서 4성급으로 높이고 군사 작전과 관련해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양국 군이 합동 구조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특히 조율의 어려움이 컸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 집권당인 민주당이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미일 동맹 전문가인 제임스 쇼프 사사카와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평시라면 미 지도부가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출퇴근’하는 데 문제가 없겠지만, 일본과의 신뢰 구축과 실질적 협력 촉진을 위해선 고위 참모진들이 일본에 상주할 필요가 있다”며 “평시와 전시 모두에서 작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선 리더십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조치는 양국이 1960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래 최대 규모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신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을 계기로 양국 동맹은 부분적으로 약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 국방부·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크리스토퍼 존스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애널리스트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미군을 (일본에) 공동 배치하는 것은 미일 동맹을 ‘오늘 밤이라도 싸운다’(Fight Tonight)를 구호로 삼는 한미연합사령부에 더욱 가깝게 만드는 것”이라며 “역내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높여 양국 군사 동맹의 신뢰도를 한 단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역내 위협이란, 중국을 뜻한다. 대만 분쟁 등으로 중국의 안보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한 군사적 협력 수준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일본은 이미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00기를 도입하고 육·해·공 자위대에 대한 지휘 체계를 일원화하는 통합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최근 2년 새 안보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오리키 료이치 전 자위대 통합막료장은 “미국의 일본 내 지휘 체계 강화는 억지력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중국과 북한에 강력한 전략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아직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오는 5월 아퀼리노 사령관의 뒤를 이어 정식 취임할 새뮤얼 파파로에게 판단 여부를 넘기고 싶어 한다고 FT는 전했다. 양국 외교·국방장관들은 연말까지 이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양쪽 정부 모두 보도 내용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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