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영국 여성이 편두통 치료용 보톡스를 과도하게 자주 맞다가 목 근육이 마비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 등 외신은 편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보톡스를 맞은 영국 여성 알리시아 할록(36)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5년 동안 3개월 간격으로 보톡스 주사를 맞아 왔다"며 "마지막 주사를 맞은 지 3일 만에 목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사를 맞고 9일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그는 병원에 방문했고, 결국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 그는 "목 근육이 마비돼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며 "숨을 쉴 수 없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며 무언가를 삼킬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 섭취가 불가능해 영양 튜브를 통해 약과 음식을 공급받았다고 덧붙였다.
알리시아는 다행히 18일 만에 퇴원했고 집에서 회복 중이다. 의사는 알리시아의 상태를 '보툴리눔 중독'이라 진단했다. 이어 "퇴원 후 4~6주가 지나야 목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중독이란 보툴리눔 독소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툴리누스균에 의해 생성된 독소가 △신경 △뇌 △척수를 공격해 마비를 일으킨다.
보툴리눔 독소가 상품화된 약제가 보톡스다. 의사는 "식품에 의해 보툴리눔 중독에 걸린 사람을 치료한 경우는 있지만, 보톡스 주사로 인해 보툴리눔 중독에 걸린 사람은 처음"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한편 알리시아는 만성 편두통 치료를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아왔다. 편두통은 뇌 신경 및 뇌혈관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인데, 보톡스가 뇌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생성을 억제해 뇌의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편두통 보톡스 주사는 한 달 중 15일 이상 두통이 있는 상태가 3개월간 지속되는 '만성 편두통'일 경우 권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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