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존슨콘트롤즈의 HVAC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는 공조 전문 기업인 보쉬와 레녹스 등이다. 인수가는 60억달러로 거론된다.
1885년 설립된 존슨콘트롤즈는 냉난방, 공기 청정 등 공조 시스템으로 일가를 이룬 기업이다. 진출한 도시만 20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스마트 빌딩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올초 HVAC 사업부를 매물로 내놨다.
HVAC 시장은 탈탄소 바람을 타고 전력 효율이 높은 공조기 수요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IBIS월드는 올해 584억달러(약 79조원)인 시장 규모가 2028년 610억달러(약 82조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은 일본의 다이킨공업과 중국의 미디어그룹 그리 등이 주도하고 있다. 존슨컨트롤즈와 캐리어, 파나소닉,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뒤쫓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미국 공조회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하는 등 공조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존슨콘트롤즈가 삼성의 눈에 들어온 이유다. 존슨콘트롤즈를 손에 넣으면 가정용은 물론 빌딩 등에 들어가는 업무용 냉난방 기기를 공급할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M&A에 성공하면 HVAC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M&A 성사 기대가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경영권 불법 승계 및 분식회계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M&A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부회장의 발언에 이런 달라진 움직임이 담겨 있다. 지난 1월에는 “올해는 대형 M&A 계획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였지만, 지난 20일에는 “많은 부분 진척됐고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발언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M&A 조직의 움직임이 올 들어 활발해졌다고 말한다. 주로 전장, 로봇, 바이오 등 분야 기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기업결합 심사가 까다로워 대형 M&A가 쉽지 않은 만큼 HVAC, AI, 로봇, 전장 분야에서 인수 대상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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