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에서 한경아르떼필과 들려줄 곡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 대표 레퍼토리이자 기교와 음악 측면에서 모두 까다로운 대곡이다. 윤소영은 “매우 좋아하는 곡이지만 할 때마다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어려운 곡”이라며 “바이올리니스트를 희망했던 시벨리우스조차 자기가 써놓고 연주하지 못한 일화가 있을 정도로 연주자에게 도전적인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특히 3악장이 기교적으로 난해하기로 유명하고,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두 가지 극단적 분위기를 잘 나타내줘야 하는 곡이다. 윤소영의 시벨리우스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있는 그대로 잘 표현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주 차갑게 시작하는 첫 부분과 2악장 포근하고 따뜻해지는 중간 부분. 그런 시벨리우스 고유의 아름다움을요.”
한경아르떼필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휘는 이전에도 몇 차례 호흡한 적이 있는 이병욱과 함께한다. 윤소영은 “(한경아르떼필 연주를) 유튜브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다. 말러 2번을 연주한 것도 봤는데 매우 젊고 열정이 많은 오케스트라”라며 “이병욱 선생님도 매우 존경하는 분이라 벌써 연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프로 연주자로 매년 수십 차례의 공연을 소화하는 윤소영의 화두는 멘털 강화다.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얘기다. “음악가들은 스스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무너져요. 어릴 때는 이런 게 심했고, 성숙한 음악가가 된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각들과 싸우고 있어요. ”
매번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열정, 발전하고 싶은 의지는 때로 지나친 긴장과 불필요한 감정 기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그는 자신을 “무대에서 많이 긴장하는 축에 속하는 연주자”라고 했다. “다들 즐기라고 조언해요. 굉장히 쉬운 얘기 같은데 막상 마음이 잘 안 따라와요. 그래서 가끔 정신적으로 무너지기도 하죠. 근데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게 설레서 그런 것 같아요. ”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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