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위원은 26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별관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이나 주택가격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재 실질금리 수준이 플러스인 상태며, 주택 가격에 대한 기대 심리도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 위원은 “금리 인하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완화돼 내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지만 “인하라기보다는 정상화”라며 다소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으로 답했다.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내는 등 금통위 내 매파로 여겨진 서 위원까지 금리 인하에 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낸 것이다.
다만 서 위원은 “기대가 과도하게 퍼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하면서 양방향을 잘 봐야 한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 대출과 주택 가격이 예상 외로 급등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에 관해서도 말을 아꼈다. 주목할 변수로는 ‘물가 경로, 내수 회복 속도,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등 금융 안정 리스크’ 등을 꼽으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 시작된 금통위원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에 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 위원은 “시장 예측력과 반응도가 주요 선진국 수준”이라며 “지금보다 시계를 확장하는 것이 경제의 기대 관리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서 위원의 퇴임을 앞두고 열렸다. 2020년 4월 금통위원에 취임한 서 위원은 다음달 임기가 만료된다. 서 위원은 금통위원으로 지낸 4년의 소회를 묻는 말에 비틀스의 노래 ‘The long and winding road’를 언급하며 “구불구불하고, 끝이 안 보이는 마라톤을 뛴 것 같다”고 회고했다.
후임 금통위원으로는 여성, 산업계 출신의 금통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금통위의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배경의 금통위원들이 균형적으로 의사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