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대형 다리가 심야 출항한 컨테이너선과의 충돌로 무너졌다.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 여러 대가 강으로 추락해 당국이 20명가량의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테러 징후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주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26일 미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쯤 볼티모어의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교각에 대형 화물선 한 대가 충돌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교량은 충돌 직후 약 20초 만에 가운데 상판부터 무너져 내렸다. 695번 고속도로와 연결된 다리를 지나던 차량들도 강물로 추락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소방당국은 “최소 7명에서 최대 20명이 물에 빠져 실종된 것으로 보고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 월리 볼티모어 경찰국장은 “테러 징후는 없다”고 발표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다리 붕괴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X(옛 트위터)에 “연방 자원이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상에는 다리 붕괴 순간을 찍은 영상이 급속도로 공유되고 있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호다. 현대중공업이 2015년 건조한 달리호는 3만3000t 크기에 컨테이너 약 9700개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선주는 그레이스오션, 용선사는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다. 달리호는 이날 오전 1시쯤 볼티모어에서 출항했으며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갈 예정이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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