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최근 산업단지 조성 규모를 크게 확대하면서 기업 유치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대전은 그동안 세종시 효과에 힘입어 기관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민간기업보다 공공기관 유치를 더 잘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일류 기업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대전시는 민선 8기 들어 이달 현재까지 56개 기업을 유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간 유치 기업들은 대전에 1조3504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2개 외국인 회사의 투자 규모 4670억원을 합하면 2조원 가까이 투자하는 셈이다. 대전시의 민선 8기 기업 유치 목표는 100개다.
시 관계자는 “그간 산업단지가 부족해 기업 유치 실적이 저조했지만, 민선 8기 들어 ‘500만 평+α’ 산업단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인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사(머크사)는 대전 유성구 둔곡지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약 4만3000㎡에 새로운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약 4300억원(3억유로)을 투자해 5월 말 공사를 시작, 2025년 준공 후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머크사의 이번 투자는 지금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한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지난달에는 국내 강소기업 9곳이 대전에 1182억원 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산업단지 ‘500만 평+α’ 달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유성구 교촌동에 2030년까지 530만㎡ 규모의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총사업비는 3조4585억원으로 그간 산업 용지 부족으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온 대전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대덕 특구 배후 산단인 ‘탑립·전민 국가산단’은 탑립·전민지구 일대 80만7400㎡ 규모로, 5450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조성한다.
대전시는 총 189만1000㎡(약 58만 평) 규모의 신규 산업단지 5곳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규 산업단지 예정지는 △동구 판암나들목 일원 삼정지구(21만8000㎡·약 7만 평) △서구 오동지구(82만4000㎡·약 25만 평) △서구 봉곡지구(33만2000㎡·약 10만 평) △대덕구 신대지구(29만1000㎡·약 9만 평) △유성구 가정로 일원 대덕 특구 K-켄달스퀘어(22만6000㎡·약 7만 평) 등이다.
동구 삼정지구와 서구 봉곡지구는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 산단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서구 오동지구는 국방·우주·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첨단 산단으로, 대덕구 신대지구는 물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한다. 대덕 특구 K-켄달스퀘어는 대덕 특구 가정로 일원에 직장·주거·문화가 융복합된 고밀도 혁신 공간으로 구축한다.
시 관계자는 “2027년까지 5곳 101만 평을 조성하고 2030년까지 15곳 434만 평의 신규 산업단지를 순차적으로 조성하겠다”며 “앞으로 신속한 산단 조성을 위해 행정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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