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영화 같았다"…20초 만에 '폭삭' 무너진 美 대형교량

입력 2024-03-27 07:57   수정 2024-03-27 07:57



"다리가 그렇게 무너지는 것을 실제로 볼 수 있을 거라곤 결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마지 액션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후 브래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이 언론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워싱턴포스트, CBS, NBC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스콧 시장이 26일(현지시간) 키 브리지 붕괴 후 "피해자들에게 계속 집중해 달라"고 촉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콧 시장은 참사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상상할 수 없던 비극"이라며 "우리는 피해자들과 유족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이들을 위해 수색과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구급대원들을 위해 기도하며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 피해 복구를 위해 "시의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하며 미연방 정부와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색 과정 이외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꺼렸다. 스콧 시장은 키 브리지 재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우리는 지금 그런 논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당장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우리가 구하려는 사람들, 생명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경 화물선이 키 브리지와 충돌 후 후 무너져 건설 인력 중 최소 8명이 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 여러 대가 강으로 추락해 당국이 20명가량의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다만 리처드 월리 볼티모어 경찰국장은 "테러 징후는 없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국적에 '달리'라는 이름으로 불린 이 화물선은 길이 약 300m, 폭 약 48m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다. 교각은 다리의 무게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하는 하부 구조인데 달리가 들이받은 충격에 교각이 먼저 쓰러졌고, 그 위의 구조물을 시작으로 다리 전체가 무너졌다. 길이 약 2.6㎞의 교량 중 강물 위를 지나는 56m 구간 전체가 물에 내려앉는 데 약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선박은 충돌 당시 동력을 상실하고, 조종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 선원들은 무전으로 조난 신호를 보내면서 충돌에 대비해 차량의 교량 통행을 통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수초 후 무전을 통해 "다리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고 경찰들이 무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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