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일·학습 병행은 기업 현장 핵심인재 양성에 최적…구직자 취업 적극 돕겠다"

입력 2024-03-28 15:58   수정 2024-03-28 17:06


“반도체 기술교육은 절대적인 학습 시간과 양이 확보되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지속적이고 특화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죠. 그래서 ‘일학습병행’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습니다. 반도체 설계 기술의 전 영역에 대한 집중교육을 실행한 후 직원 개개인의 강점과 적성에 맞춰 부서를 배치하였습니다.”

‘2023년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학습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한 코아시아세미코리아 일학습병행 담당자의 말이다.

코아시아세미코리아는 지난 2021년부터 일학습병행에 참여해 신입 엔지니어의 실무 투입 소요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됐다. 3~4년차 엔지니어 중 일부가 기업현장교사로 참여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사내 분위기도 조성됐다.

“업무를 진행할수록 점점 늘어나는 작업과 오류들을 보면서 기초지식을 탄탄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론교육과 현장훈련을 병행하여 실무능력을 기르고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초지식이 꼭 필요했던 저에게는 너무나도 천금 같은 기회였습니다.”

‘2023년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학습근로자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신성사 변지훤 사원의 말이다. 전기온수기, 냉온 쇼케이스, 전기스팀쿠커 등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변 사원은 제품의 레이저 절단과 드릴가공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레이저 용접과 표면가공에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훈련에 참여했다. 일학습병행 참여 이후 레이저가공 기계 한 대를 맡아 전담하는 오퍼레이터 자리에 올랐으며, 이제는 신입직원들에게 레이저가공에 대한 기초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솔정보통신은 지난 2021년부터 일학습병행에 참여해 직원들의 이직률이 25.1%에서 3.8%로 대폭 감소했다. 덕분에 신규직원에 대한 교육 비용이 크게 절감되었고, 장기근속을 통하여 매출액이 118억원에서 142억원으로 상승해 기업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이우영)은 기업 맞춤형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학습병행’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2만 400여개 기업과 14만 5000여 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자체 육성하고 근로자는 불필요한 ‘스펙’ 대신 선취업 후 필요한 직무능력을 현장에서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학습병행은 지금까지 고교 및 대학 등 정규 교육과정 중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자 하는 재학생과 입사한지 1년 미만인 재직자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일자리를 찾고 있던 청년들은 참여할 수 없었다.

올해부터 ‘구직자 취업연계형 일학습병행 시범사업’을 신설하여, 구직자들도 사전이론교육(Pre OFF-JT)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직업탐색과 취업에 필수적인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이후 학습기업과의 매칭을 통해 일학습병행을 진행할 수 있다.

기업 내 신규 입직자를 학습근로자로 선발하여 훈련을 참여하는 일반적인 재직자 일학습병행 방식이 아닌, 교육기관이 중심이 되어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는 신규 운영모델이다.

교육기관은 구직자 모집, 사전이론교육 과정 개설·운영, 사전이론교육 이수 후 일학습병행 사업으로의 연계 등 기존 공동훈련센터보다 강화된 역할이 부여된다.

공단은 올해 ‘구직자 취업연계형 일학습병행 시범사업’ 운영기관 10개 이상을 선정할 계획이며, 이달말까지 신청기관을 모집하고 선정심사를 거쳐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이우영 이사장은 “일학습병행은 기업 현장에 필요한 핵심 인재 양성에 최적화된 사업”이라며, “구직자 취업연계형 일학습병행 시범사업을 통해 청년·구직자의 취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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