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 언행 일삼아"…'대통령 동창' 주중대사도 조사 착수

입력 2024-03-28 16:18   수정 2024-04-01 14:22



외교부가 부하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정재호 주중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재외공관에서 갑질 논란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재발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재외공관에서의 비위 등 여러 사안에 대해 항상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서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주중대사관 소속 주재관 A씨는 정 대사가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며 외교부 본부에 신고했다. 신고에는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 대사가 본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발언을 녹음해 외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충암고 동창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 정책 자문을 했다. 그해 8월 제 14대 주중대사로 취임했다.

재외공관에서 발생한 갑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는 2018년 골프장 개장 행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함께 부하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외교부로부터 해임되기도 했다.

특히 주중대사관의 경우 2022년 파견된 무관이 현지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2019년에도 직원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 부당한 지시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아 무관이 조사를 받았다.

외교부는 이런 갑질 행위를 막기 위해 2019년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40여 개의 갑질 위험진단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감찰담당관실 내에 갑질 근절 전담직원을 두는 한편 감질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지원센터를 개설했다. 하지만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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