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어메이징!”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센터. ‘자동차 분야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계 올해의 차’에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호명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300여 명의 입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 수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3년 내리 거머쥐었다. 2022년에는 아이오닉 5, 작년에는 아이오닉 6가 받았다. ‘세계 올해의 차’는 32개국 자동차 전문기자 100명으로 구성된 ‘월드카 어워즈’ 심사위원단이 매년 비밀투표로 선정한다. EV9은 이날 ‘세계 올해의 전기차’로도 뽑혔고, 아이오닉 5 N은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에 선정됐다. 6개 시상 부문 중 절반을 현대차그룹이 휩쓴 것이다.
이날 시상식 직후 개막한 ‘뉴욕 국제 오토쇼’의 주인공도 현대차그룹이었다. 부스 크기부터 달랐다. 현대차 부스는 4433㎡로 도요타(3307㎡) 포드(3150㎡) 쉐보레(3372㎡) 등 다른 브랜드를 압도했다. 기아와 제네시스까지 합친 전체 부스 면적은 7300㎡로, 완성차 회사에 할애된 전체 면적의 26%를 차지했다. 또 재비츠 컨벤션센터의 메인 계단을 현대차 투싼과 제네시스 GV80 쿠페, 기아의 EV9 광고판으로 도배하는 등 뉴욕 국제 오토쇼의 얼굴 역할을 했다.
규모만 큰 게 아니었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붐빈 곳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부스였다. 전 세계에서 날아온 자동차 기자들은 현대차그룹 부스를 돌아다니며 전시 차량 내외부를 꼼꼼히 살펴봤다. 한 외국 기자는 “It’s Hyundai’s day(현대의 날)”라고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이 들어간 ‘기아 AI 어시스턴트’를 적용해 복잡한 얘기도 잘 알아듣도록 했다. 준중형 세단으로는 드물게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도 넣었다. K4는 올해 4분기 미국에서 출시한다.
기아는 이날 2관왕에 오른 EV9의 북미 시장 판매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5월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해 내년 초 대당 7500달러 규모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모두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투싼 부분변경 모델과 싼타크루즈 개선 모델을 공개했다. 투싼은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그룹 차종이다. 성능과 상품성을 끌어올려 미국 시장에서의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25일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공개한 초대형 럭셔리 SUV 콘셉트 카인 ‘네오룬’과 GV60, G80 등에 고성능 기능을 넣은 ‘마그마’ 트림을 전시했다.
뉴욕=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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