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인수합병(M&A) 시장엔 찬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조(兆) 단위 ‘빅딜’은 한 건도 없었다. 외국계 투자은행은 물론 중·소형 딜의 자문을 도맡던 회계법인들도 고전했다. 극심한 M&A 딜 가뭄 속에서 삼정KPMG 등 만년 2위에 머물던 곳들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세종은 김앤장을 제치고 법률자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발행시장에선 전통 강자들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주식발행시장(ECM)에선 NH투자증권, 채권발행시장(DCM)에선 KB증권이 앞서갔다.
2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가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집계한 2024년 1분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M&A 전략을 총괄하고 딜을 주도하는 재무자문 부문(발표 기준)에서 삼정KPMG가 1위를 차지했다. 삼정KPMG는 4건, 5829억원 규모의 딜을 자문했다. 광주신세계가 금호고속으로부터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사업과 부동산 일부를 47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에서 삼정KPMG는 인수 측 자문을 맡았다. 원익홀딩스가 티엘아이를 공개매수하는 딜에서도 인수 측 자문을 했다.
삼일PwC는 11건, 4037억원 규모의 딜을 자문해 2위에 올랐다. 딜 자문 건수는 삼정KPMG보다 많았지만 규모에서 밀렸다. 삼일PwC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맥쿼리자산운용으로부터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를 인수하는 거래에서 인수 측 공동 자문을 했다. 글로벌IB 중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3위에, UBS가 4위에 올랐지만 각각 자문 건이 UTK 한 건에 그쳤다. 메릴린치는 UTK 매각을 자문했고, UBS는 삼일PwC와 함께 인수 자문을 담당했다.
회계자문 분야에선 삼정KPMG가 선두를 달렸다. 삼정KPMG는 4건, 7307억원의 자문을 제공했다. 인수금융 부문에선 KB증권이 SKC의 피유코어 인수, 롯데케미칼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파이낸싱 등 총 4건, 5066억원 거래로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 하나증권이 뒤를 이었다.
KB증권이 3건, 5190억원의 주관 실적으로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과 나란히 LG디스플레이와 대한전선 유상증자를 맡았다. 그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2건·4154억원), 미래에셋증권(4건·3284억원), 대신증권(2건·2695억원) 순이었다.
IPO 대표 주관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건, 961억원 규모의 공모를 소화해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NH투자증권(5건·957억원)이 바짝 뒤쫓았다. 이어 신한투자증권(1건·758억원), 한국투자증권(1건·600억원), 하나증권(3건·430억원) 순이었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선 KB증권이 왕좌에 올랐다. KB증권은 일반 회사채 대표 주관 부문에서 107건, 6조1906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해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채권 대표주관에서도 1위에 오르는 등 모든 영역에서 고른 실적을 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85건, 4조9650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해 2위를 확보했다. LG화학, KT, 메리츠금융지주 등의 굵직한 회사채 발행에 다수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86건, 4조8834억원어치 발행을 주관해 3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여신전문금융 회사채(여전채) 대표 주관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박종관/차준호/최석철/장현주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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