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보고 나서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넣은 남고생

입력 2024-03-29 01:32   수정 2024-03-29 01:33


한 고등학교에서 여교사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은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교사가 언론을 통해 당시의 일을 제보했다.

지난 28일 JTBC ‘사건반장’에는 여교사 A씨가 당시 겪은 자세한 상황이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경남 사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계약직 교사로 일하던 중 기숙사에 있는 야간 자율학습실에서 학생들을 감독했다. 그러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자신의 텀블러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물을 마시려고 텀블러를 들었는데 입구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 있었다"라며 "누군가 뚜껑을 열었다 닫은 걸 알아채고 열어봤는데 손 소독제 같은 게 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함께 있는 공간이기에 A씨는 '나를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것 같다'는 판단으로 당시 기숙사에 있던 상담 교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학교 복도 CCTV를 통해 확인한 장면에는 자율학습 중이던 B군이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A씨의 텀블러를 갖고 세탁실과 정수기 쪽으로 갖고 갔다가 다시 교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자신의 모습이 찍힌 증거에 B군은 "자습실에서 음란물을 보다가 순간 책상에 있던 여교사의 텀블러를 보고 성적 충동이 들었다"며 "그래서 체액을 넣었는데 다시 씻으려고 세탁실 내부의 세면대로 갔다"고 털어놨다.

A씨는 사건 직후 '학생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만한 고소나 퇴학 등의 처분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학교 측은 학생에게 '특별 성교육' 등의 자체 징계를 내리는 것에 그쳤다.

그럼에도 A씨가 B군을 고소하게 된 배경에는 A씨의 이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B군과 그 부모에게서는 사과 한 마디가 없었으며 학교 측은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학교 측도 '얌전하고 착한 학생'이라며 학생을 감싸면서 2차 가해를 해 고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도 교육청은 "감사관실에서 학교 방문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사건반장'은 보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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