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순위에서 인텔과 엔비디아에 밀리며 3위로 떨어졌다.
29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연간 매출은 443억7400만달러(약 60조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8% 급감했다. 지난해 반도체 매출 상위 20개 업체의 평균(-8.8%)보다 4배 가까이 감소폭이 크다.
인텔도 지난해 511억9700만달러(약 69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15.8% 줄었지만 삼성전자 감소폭이 워낙 커 1위를 탈환했다. 그간 인텔은 부동의 1위를 달리다가 2018년과 2022년에 삼성전자에게 자리를 내줬었다.
인공지능(AI) 열풍 수혜를 입은 엔비디아는 지난해 매출이 133.6% 급증한 491억6100만달러(약 66조원)로 전년(8위)보다 순위가 6단계나 뛰어 2위에 올랐다.
옴디아는 "엔비디아는 반도체 매출 급성장으로 작년 인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반도체 회사가 됐다"며 "업계 선두였던 삼성은 2023년 메모리 매출이 2021년 수준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순위가 밀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애플 실리콘'으로 자체 칩 설계를 하는 애플은 2022년엔 1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8위를 기록하며 10위권에 들어왔다.
삼성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들은 특히 반도체 한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0.6% 감소하면서 6위에 그쳤다. 미국 마이크론도 같은 기간 매출이 40.6%나 급감하며 6위에서 12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옴디아는 SK하이닉스에 대해 "AI의 수혜를 받은 업체는 엔비디아만이 아니다"며 "AI를 촉진하기 위해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통합된 HBM(고대역폭메모리)도 강력한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SK하이닉스가 이 부문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메모리 시장의 전반적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HBM 시장은 1Gb 환산 단위 기준 전년 대비 12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HBM이 150~200%에 이르는 더 높은 단위당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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