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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전문 커머스 스타트업 정육각이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오던 단기자금대출 상환 부담에서 일단 벗어났다. 300억원대 브릿지론을 2년 만기 인수금융으로 전환하기로 신한캐피탈과 합의했다. 정육각은 단기 상환에 대한 압박을 덜고 장기적인 의사결정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정육각은 신한캐피탈로부터 제공받은 300억원 규모의 단기자금대출을 인수금융으로 전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만기는 2년으로 연장됐고, 이자율도 현 시장 상황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됐다. 인수금융이란 금융기관이 기업을 인수하고자 하는 자에게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걸 뜻한다.
300억 단기대출은 2022년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사들인 초록마을 지분 99.57%의 인수가액은 900억원 수준이었다. 정육각은 1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대만큼 자금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에 신한캐피탈에서 만기 3개월짜리 단기자금대출을 받아 모자란 인수대금을 메꿨다.
300억원대 브릿지론은 적극적인 투자로 초록마을과의 시너지를 내야했던 정육각의 성장 발목을 잡았다. 만기 때마다 높아지는 금리도 만만치 않았다.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실행하기도 부담이 컸다. 정육각 측은 "이번 인수금융 전환 합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동반 성장에 주목한 신한캐피탈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며 "신한캐피탈은 그간 위축된 환경에도 경영 내실화에 집중해 온 정육각이 재무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상생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유치를 확정했던 1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금 납입도 완료됐다. 김재연 정육각·초록마을 대표는 "인수금융 전환과 추가 투자 유치로 단기 재무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안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빠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월 기준 정육각 영업손실은 초록마을 인수 직후인 2022년 5월과 비교해 90%가량 줄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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