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문제가 없으면 뭐 (임시주주총회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29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가 두 달 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 대표의 해임을 안건으로 올리겠다는 소액주주연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자신을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라고 밝힌 한 주주는 “두 달 내 회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 박 대표와 함께 가겠다”면서도 “그렇지 않을 경우엔 박 대표에게 경영의 책임을 묻고 해임을 주주 투표에 붙일 것”이라고 했다.
감사보고서 없이 열린 정기주주총회
엔케이맥스의 제22기 정기주주총회는 “주주들에게 죄송하다”는 박 대표의 사과로 시작했다. 하지만 주총에 모인 주주들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예상된 분위기였다.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엔케이맥스는 불성실공시 등 사유로 벌점 20점이 누적되고, 지난 25일엔 주권거래매매가 정지됐다. 설상가상으로 주총이 열린 29일에도 감사보고서는 아직까지 제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엔케이맥스의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감사보고서가 미제출된 이유에 대해 이종찬 엔케이맥스 감사는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을 모두 보고해야 하는데 한국과 미국 회계기준 연도 절차가 상이해 미국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의 회계 자료를 아직 받지 못했다”며 “다음 달 5일엔 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후 외부회계감사가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 관계사가 있는 다른 상장자들도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는 비슷한 문제를 겪느냐”라는 주주의 지적에는 박 대표의 “죄송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감사는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며, 사측이 제안한 오재현 신규 감사 후보 선임안은 찬성이 38.9%로 부결됐다.
거래정지 언제 풀릴지는 ‘깜깜’
주주들의 관심은 다시 언제 거래가 재개될 수 있는지였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16일까지 엔케이맥스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25일 거래소에서 (실질심사 관련) 서류를 받았고, 여기에 대응해 다음 달 1일부터 적극 소통을 시작할 것”이라며 “상장을 다시 준비하는 정도의 서류를 준비해야 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거래정지 기간을 1년이 디폴트(기본)로 봐야겠느냐”라는 한 주주의 질문에는 “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며 “삼성이나 SK 같은 대기업이 전략적 투자자(SI)로 들어온 다면 빠른 시일내 거래재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말로 에둘러 답했다. 시장에서 신뢰하는 SI 투자 없이는 빠른 거래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풀이 된다.
“10월 알츠하이머 임상 결과 기대해달라”
박 대표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결과에 대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알츠하이머 환자 30명을 두 개 그룹으로 나누고 10명에겐 위약을, 20명에겐 NK세포치료제를 투약하는 임상1·2a상 연구다. 박 대표는 “오는 10월에 임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조군을 넣어 신뢰도가 높인 만큼 기술수출(LO)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기술수출뿐 아니라 엔케이맥스의 기술을 인정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피인수합병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올해엔 재무건전성이 개선돼 한국 법인 기준으로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임상개발이 한창인 미국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의 모든 적자가 연결기준으로 잡히면서 손실을 떠안는 모습이 됐는데 미국에서 펀딩을 진행해 엔케이맥스가 보유한 지분이 희석되면 이 문제가 희석될 것”이라고 했다. 감사를 받지 않은 지난해 기준 재조합단백질 수출과 NK뷰키트 판매 등으로 올린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105억원이었다.
성남=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