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통영국제음악제(TIMF) 기자간담회. 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작곡가 진은숙(사진)은 이날 ‘다양성’을 재차 강조했다. 진 감독은 “발 빠른 디지털 기술 등을 갖춘 한국만이 가진 시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이 아니잖아요. 유럽의 미래와는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축제가 다양성을 추구해온 이유입니다.”
진 감독의 취지는 올해 축제 라인업과 프로그램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재단이 위촉한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의 신작 ‘스레드’가 대표 사례다. 이 공연은 매슈 맥도널드 베를린필하모닉 수석베이시스트의 연주와 다쓰루 아라이 사운드·비주얼 아티스트의 3차원(3D) 매핑이 상호작용하는 융복합 무대로 이번이 세계 초연이다.
판소리 명창 김일구의 적벽가도 만나볼 수 있다. 클래식 음악 축제에 국악 프로그램을 포함한 건 이례적이다. 진 감독은 “우리 축제가 외부에서 들어온 음악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연주자 나래솔도 관객 앞에 설 채비를 마쳤다. 나래솔은 피아노를 치며 설명과 시각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독특한 포맷의 연주로 유럽에서 주목받았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개막 공연과 31일 공연은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폐막 공연은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봉을 잡는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정규빈, 바이올리니스트 김소현·양인모 등 각종 국제 콩쿠르 우승자가 대거 출격한다. 독일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세계 정상급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 클랑포룸 빈,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일원인 홍콩 신포니에타, 밴쿠버 인터컬처럴 오케스트라 등의 음악 단체도 출연한다.
22년 차를 맞은 TIMF는 새로운 시도와 빼어난 예술성을 지닌 국제적인 음악 축제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순간 속의 영원’을 테마로 29일 개막해 4월 7일까지 열흘간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통영=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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