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밥상물가에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려는 손길이 부쩍 늘었다.
31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 1∼25일 기준으로 과일 및 수산·건어물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5% 급증했다.
채소류는 25%, 정육·계란류는 10%씩 거래액이 늘었다. 같은 기간 위메프에서도 과일(290%). 정육·계란(196%), 채소(36%), 수산·건어물(20%) 등 신선식품 모든 품목 거래액이 늘었다.
채소류는 시중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알려진 품목 수요가 두드러졌다. G마켓 판매 데이터를 보면 이달 1∼25일 기준 당근(112%)과 양파(53%), 대파(53%), 양배추(32%) 등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집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소매 가격 상승률이 낮게는 10%(당근), 높게는 40%(양배추) 가까이 오른 품목이다.
반면 과일은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부각된 수입 과일 중심으로 구매가 많아졌다. 파인애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7% 급증했고 바나나(46%), 망고(34%) 등도 많이 팔렸다.
국산 과일의 경우 비교적 가격이 안정적인 딸기(44%)가 준수한 판매 신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몇 달 새 가격이 무섭게 뛰어 '금(金)사과'로 불린 사과는 판매 신장률이 8%에 그쳤다.
이처럼 최근 온라인에서의 신선식품 구매 수요가 급증한 것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예컨대 티몬에서 판매 중인 '못나도 맛난 부사 사과'(2㎏ 내외·10∼13과)의 판매가는 1만3500원으로 지난 29일 기준 aT KAMIS가 집계한 사과(후지·10개) 소매가격(2만4707원)보다 83% 싸다.
수입 과일도 마찬가지다. 위메프에서 판매하는 돌 스위티오 잎뗀 파인애플 3입짜리 가격은 1만230원, 개당 3410원으로 aT KAMIS 기준 소매가(7418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온라인 고유 저비용 구조에 다른 도·소매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는 산지 직송 또는 직수입 상품을 늘려 오프라인 유통 채널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확보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온라인 쇼핑 시장 급성장을 불러왔듯 최근 밥상 물가 상승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이커머스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음료 카테고리 온라인 침투율은 22.8%로 30∼50%에 이르는 가전, 패션, 화장품 등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아직 낮다. 온라인 침투율은 전체 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시장 덩치가 커졌지만, 여전히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먹거리는 직접 신선도를 확인하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날이 치솟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가격 민감도가 커지면서 이런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각 업체가 '콜드체인'(신선도를 유지하는 물류시스템) 등 신선식품 물류 투자를 강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배송 상품의 질이 크게 나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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