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 만들던 JNTC, 삼성·인텔이 관심 갖는 '꿈의 기판' 시장 진출 [이미경의 옹기중기]

입력 2024-04-05 14:25   수정 2024-04-05 14:25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유리기판을 신사업 분야로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에 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안정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패키징 두께는 줄이면서 반도체 칩은 더 많이 탑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소비전력까지 낮아 유리기판은 '꿈의 기판'이라고도 불린다.

커버글라스를 제조해 삼성전자·화웨이 등에 공급하는 제이앤티씨(JNTC)는 유리기판 시장에 자신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장상욱 JNTC 회장(사진)은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7년엔 유리기판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제 커버글라스 업체가 아닌 유리전문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리기판 시장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는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수백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관련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삼성전기는 지난 2월 미국 라시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2024에서 2026년 유리기판 양산 체제를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유리기판 관련 연구개발(R&D) 라인 구축을 위해 10억달러(1조 3000억원을)을 투자했다고 지난해 9월 밝혔다.
◆커버글라스 회사서 유리기판 회사로

JNTC는 2010년 강화유리사업을 시작한 이래 세계최초로 3D커버글라스를 개발하는 등 독보적인 공정 및 코팅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장 회장은 JNTC가 유리기판 샘플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은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정마다 유리를 옮기면서 흠집이나 얼룩이 생기면 불량률이 높아진다"며 "JNTC는 10년 이상 유리를 가공한 만큼 이 소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가장 잘 아는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특히 자신하는 부분은 유리를 가공하는 설비의 경쟁력이다. 유리는 고온에서 성형하는 만큼 내구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장 회장은 "유리를 성형하려면 800도까지 온도를 올려야 한다"며 "온도가 이 정도로 높아지면 설비도 뒤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고객사가 원하는 것과 다른 불량품이 나올 수 있다"며 "우리 회사 설비는 열을 관리하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올해 베트남 5공장 착공…"2027년 양산 계획"
샘플 생산과 공장 설립에 대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워놨다. 그는 "오는 8월까지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데모라인을 만들 예정"이라며 "샘플이 나오면 고객사와 협의해 설비 투자 규모를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샘플 생산보다도 양산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정한 품질의 양품을 가격경쟁력 있게 만드는 게 관건"이라며 "올해 연말엔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베트남 5공장 착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JNTC의 유리기판 양산 시점이 2027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모기업인 진우엔지니어링과 협업하면 설비를 기획·제조하는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JNTC공장에서 가동하는 설비의 90%는 진우엔지니어링에서 기획·제조한다. 장 회장은 "설비를 만드는 기업과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적극 소통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이 과정을 그룹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 회사의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영업에 뛰어들어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장 회장은 "신규로 영입한 영업담당 사장이 다음달부터 출근한다"며 "중화권, 영어권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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