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 괌의 롯데호텔에 취업한 김미정 씨는 고교 2학년 때 바리스타와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따놓은 덕을 톡톡히 봤다. 호텔 제빵사가 갑자기 그만두면서 기회를 잡은 김씨는 이 호텔의 정식 제빵사가 됐다. 송씨와 김씨 같은 해외 취업자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자격이 해외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1일 산업인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호주의 서비스업종 취업자 224명 중 58명(25.9%)이 한식과 양식 조리기능사, 칵테일 제조 기능사, 제과·제빵 기능사 등 조리 관련 자격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 같은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은 특히 인기를 끈다. 지난해에는 공단이 운영하는 자격시험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8만553명이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에 응시했다. 제과와 제빵 기능사 응시 인원도 각각 7위, 9위에 올랐다.
다른 업종에서도 국가자격을 따두는 것은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정보기술(IT) 업종에 취업한 576명 중 93명(16.1%)은 한국의 정보처리 관련 자격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정보처리기사와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은 일본과 중국, 베트남에서도 통용된다. 한국 정부가 이들 나라와 ‘국가 간 자격 상호인정’ 협정을 체결한 덕분이다.
지난해 미국 취업에 성공한 서유림 씨는 출국 대기 기간에 산업인력공단의 품질경영기사 자격증을 땄다. 서씨는 “전문 용어와 기본 개념이 미국에서 일할 분야와 같아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많이 쓰이는 자격증을 미리 취득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국의 ‘컴퓨터활용능력’과 비슷한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는 사무직 취업에 유용하다. MOS는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평가하는 미국 자격시험이다. 현재 170여 개국에서 MOS 시험이 실시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