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 중 상당한 시간을 2000명 증원의 근거를 제시하는 데 할애했다. 의사단체뿐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도 증원 규모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왜 2000명인가’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어떤 연구 방법론에 따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최소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증원의 근거로 제시한 의사 수급 추계 결과에 따르면 2035년 부족 의사 수는 최소 9654명(보건사회연구원), 최대 1만816명(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에 달한다.
빠른 고령화도 이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고령인구 비중은 7%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0%이고, 2035년에는 30%에 육박한다”며 “65세 이상 노인들은 30대, 40대 대비 11배의 입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고령화는 의료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한 의사 수 부족 수치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의사 수가) 영국은 15만6000명, 프랑스는 16만3000명, 독일은 23만2000명, 일본은 13만4000명”이라며 “모두 우리나라 의사 수 11만5000명보다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명백히 의사 수가 부족한데 의대 정원은 오히려 적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지적이다. 정부에 따르면 영국의 의대 정원은 1만1000명, 프랑스는 1만 명, 독일은 1만127명, 일본은 9384명에 달한다. 3058명인 한국의 세 배 이상이다.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마지막에는 초반보다 훨씬 큰 규모로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갈등을 매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의대 지망생의 예측 가능성과 연도별 지망생 간의 공정성을 위해서도 증원 목표를 산술평균한 인원으로 매년 증원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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