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를 들이받은 가운데, 선박 안에 있던 20여명의 선원이 아직도 배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이러한 사실을 전하며 "물 한 가운데 철 더미가 금속 빙산(metallic iceberg)처럼 떠 있고, 그 아래 보이지 않는 인도인 선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컨테이너선 '달리'호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26일 새벽 볼티모어 항을 출발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할 예정이었다.
달리호가 충돌 직전 조난 신호를 보낸 덕분에 당국이 교량의 차량 통행을 제한했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NYT에 따르면 현재 달리호 내부의 선원들은 배가 작동될 수 있도록 유지하면서 사고 당시 상황에 관한 당국의 조사에 응하고 있다.
달리호를 관리하는 선박 업체 '시너지 마린'사에 따르면 배에는 발전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연료와 함께 물과 음식 비축분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이들 중 일부는 자국에 대한 이미지 악화 등을 걱정하고 있다. 배 위에서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것을 고려해 볼티모어의 국제선원협회가 와이파이 핫스팟을 제공했고, 왓츠앱과 같은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과 볼티모어 현장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무너진 다리 잔해 제거와 재건에 최소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의회의 예산 관련 협조를 촉구하고, 바이든 정부에서 역점을 둔 인프라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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