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파주~서울역 구간 개통을 앞둔 가운데 서울 중구 남산과 서울역 일대 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남산 주변 랜드마크로 추진 중인 밀레니엄 힐튼 호텔 재개발 사업이 문화재 심의를 넘어섰다. 이제 건축심의만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기존 호텔보다 높이가 두 배인 고층 오피스와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역 사거리 일대는 봉래지구 재개발(SK디앤디),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한화건설)과 맞물려 고층 오피스와 쇼핑, 컨벤션이 집중된 업무지구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추진 중인 ‘서울역 일대 공간혁신프로젝트’는 중구 양동지구에 있는 메트로타워와 서울로타워, 힐튼호텔(23층·71m)을 허물고 높이 142m(33층) 오피스 1개 동과 호텔·쇼핑몰로 이뤄진 1개 동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도보 접근성이 떨어진 남산의 ‘입구’를 만드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라며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사업비는 2조4000억원을 웃돈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축구장 1개 크기의 녹지가 이 부지에 조성된다. 녹지 축은 동쪽의 백범근린공원과 남산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서울역 8번 출구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서울역에서 남산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이지스자산운용은 건축물을 남산에서 최대한 멀게 배치했다. 연내 건축허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 2029년 준공이 목표다.
힐튼호텔 재개발 사업은 오는 5월께 예정된 건축 심의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을 설계한 김종성 서울건축 명예대표는 “건축학적 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브론즈·대리석 등으로 마감한 1층 로비(아트리움)를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디에이건축사사무소는 기둥 등 형태를 보전한 아트리움을 녹지공간으로 옮겨 지하에 들어설 쇼핑몰의 입구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작년 말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반영한 정비계획을 통과시키면서 한시름 덜어낸 상태다.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지에서 통일로 맞은편에 있는 봉래1지구(봉래동1가 57의2 일대)에는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 메리츠화재 본사 건물이 조만간 완공된다.
서울역 사거리 전면에 있는 봉래3지구(남대문로5가 63의1)로는 지상 27층(139m) 오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힐튼호텔 재개발(142m)에 버금가는 높이로 인근 연세대 세브란스빌딩(104m)보다 높게 지어진다. 건물 매입을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달 20일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봉래3지구의 정비계획 변경안이 가결됐다. 이 구역의 노후·불량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한다. SK디앤디는 국민연금과 함께 설립한 리츠인 DDVIC 1호를 통해 부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5월 말에는 호암아트홀이 있는 옛 중앙일보 빌딩이 완전히 철거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GTX-A노선 서울역 구간 개통 예정”이라며 “향후 서울역 일대가 새로운 도심 업무지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