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이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신기루로 그칠 것 같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이 되자 경기도 화성시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그만큼 교통 호재는 집값에 긍정적이다. 거점 도시로의 접근성을 높여 유동 인구가 늘어나고 인구가 늘어나는 데 따라 상업·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확충될 수 있어서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있는 주상복합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는 지난달 22억원(34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1억원(25층)에 팔렸는데 불과 5개월 만에 1억원이 뛰었다. 심지어는 같은 면적대가 호가 23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 단지는 동탄역 역세권에 있는데, 동탄역은 GTX-A노선의 정차역이다. GTX-A노선은 '수서~동탄' 구간(34.9㎞)은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돌입했다. 수서역에서 열차를 타면 동탄역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다. 서울 출퇴근 30분 시대가 열린 것이다.
GTX 호재는 청약 경쟁률에도 큰 영향을 줬다. GTX-B노선이 지나가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지난해 88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2만132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42대 1을 기록했다. 작년 7월까지 있었던 분양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TX-B노선 연장이 예정된 강원도 춘천시 소양로2가에 들어설 예정인 '더샵 소양스타리버'도 작년 10월 468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만4715명이 청약 통장을 던져 평균 31.44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작년 강원도 내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곳이다.
서울로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GTX뿐만 아니라 지방에서의 철길 역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충남 아산시 '탕정지구'는 충남 부동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탕정면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523만원으로 아산시 평균인 882만원을 크게 웃돌고, 충남 대표 지역인 천안시 평균인 1005만원보다도 500만원 이상 비싸다. 인구 역시 가파르게 늘었다. 2021년 12월 2만1675명에 불과했던 탕정면 인구는 작년 12월 기준 4만5009명으로 두 배 이상 불었다.
탕정지구의 변화는 교통 호재 덕분이다. 2021년 서울 지하철 1호선 탕정역이 개통됐는데, KTX, SRT 등 고속철도가 지나는 천안아산역과 불과 한 정거장 차이다. 인접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하단 뜻이다.
이은형 대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교통 호재는 대개 계획이 나왔을 때, 계획이 구체화 됐을 때, 해당 교통망이 뚫렸을 때 등 시기에 맞춰 집값에 반영된다"며 "지방에서의 교통망은 향후 지방 소멸을 막는 역할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경남에서도 교통망이 개선되는 곳이 있다. 경남 양산시 사송신도시다. 부산이 쏠리는 인구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사송신도시는 양산시 동면, 내송리 일대에 약 276만㎡ 규모로 조성된다. 아파트 1만4000여가구와 상업시설, 교육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송신도시엔 부산 지하철 1호선 연장선 양산도시철도 내송역(가칭)이 예정돼 있다. 양산도시철도는 부산 노포~양산 북정간 11.43㎞ 연결한다. 이미 2018년 착공에 들어갔고 올 하반기 공사가 끝나면 시운전 18개월을 거쳐 2026년 개통한다. 노선이 개통하면 부산과 양산 간 교통 여건이 개선된다.
부산 과수요를 흡수한 사송신도시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롯데건설은 사송신도시 B-8블록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 '사송 롯데캐슬'을 짓는다. 단지는 지하 7층~지상 19층, 11개 동, 전용면적 65~84㎡ 총 903가구 규모다.
교통 호재는 물론 단지 인근에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산업단지가 있어 배후수요를 갖췄다. 공공지원 사업이라 최대 10년 간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임대료도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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