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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대중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한국이 고급 로직 및 메모리 칩을 제조하는 장비와 기술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14나노미터보다 더 진보한 로직 칩과 18나노미터 이상의 DRAM이라고 불리는 메모리 유형이 포함된다. 이는 미국 상무부가 2022년에 발표한 대중 수출규제 대상 기술과 일치한다.
미국 관리들은 3월에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6월 중순 G7정상 회담 이전에 합의 도달에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파트너이며 중국은 손쉽게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어 미국측 요구를 한국 정부가 쉽게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한국에 요청한 내용은 이전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장비 서비스를 제한하고 예비 부품 및 반도체 소재 등 화학 물질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라는 기존의 요구에 새로운 대중 수출 규제 요구를 추가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일본과 네덜란드가 포함된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관련 협정을 독일과 한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압력을 가해왔다. 한국은 반도체 생산과 칩 제조 장비용 예비 부품 공급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화학제품 수출을 제한할지 여부를 검토했지만, 슐츠 총리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이 한국의 카운터파트에게 다자그룹 가입을 요청한 후 한 미 양국은 2월부터 구조화된 대화를 시작했다.
이 문제와 관련,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고위급 인사들이 6월말에 만나 첨단 기술과 공급망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기업들이 중국에서 여전히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보복성 조치가 촉발될 수 있는 조치는 경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과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로직과 메모리 칩을 생산하고 있다. 칩 장비 공급업체는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나 네덜란드 ASML 만큼은 아니어도 한미반도체나 주성엔지니어링 등의 장비업체들도 아시아 반도체 생태계에서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 메모리 칩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실리콘 웨이퍼를 공급에서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반도체 제조 소재 및 부품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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