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3일 11: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체 분리막 전문기업 에어레인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HL그룹, 롯데그룹, SK그룹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친환경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회사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레인은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이 회사는 2001년 설립된 국내 유일 기체 분리막 제조사다. 기체 분리막은 혼합된 기체에서 이산화탄소, 메탄, 질소 등 가스를 고순도로 분리하는 장치다. 2015년부터 기체 분리막을 활용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 기술을 연구해 실증까지 마쳤다.
기체 분리막을 활용한 탄소 포집은 기존 방식 대비 발생하는 폐기물이 없어 작은 면적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학, 제철, IT, 기계, 에너지, 환경 및 운송 등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될 수 있다.
에어레인은 현재 소재, 분리막, 모듈 등 기체 분리막 관련 설계부터 생산, 제조, 운영, 관리 등 모든 공정에서 글로벌 수준의 상업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염된 기체에서 유용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ESG 시대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으며 HL그룹, 롯데그룹, SK그룹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HL그룹은 건설 계열사 HL디앤아이한라를 통해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4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케미칼이 2021년과 2022년 총 55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총 105억원을 투자하며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17.0%를 보유한 하성용 에어레인 대표다. 롯데케미칼ESG펀드가 9.1%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HL디앤아이한라,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이 각각 4.5%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사업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롯데케미칼은 탄소 포집·활용·저장 관련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탄소 포집 공정 개선과 고성능 신규 분리막 최적 공정을 개발해 탄소 포집 시장을 선점하겠단 계획이다. 관련 기술력 및 실증 경험을 갖춘 에어레인이 이들 기업 간 사업 협력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매년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는 꾸준히 높아졌다. 2020년 230억원이었던 기업가치는 2021년 400억원, 2022년 570억원, 2023년 1000억원 등으로 평가됐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는 2000억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 163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2% 감소했다. 순손실은 15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108억원 규모의 회계상 평가손실을 반영됐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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