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만원 넘게 번다"…'이 나라' 편의점 매출 한국 5배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4-04-03 16:32   수정 2024-04-03 18:12


“국내 편의점 점포 하루 매출이 평균 180만원 안팎인데 카자흐스탄 1호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이 넘습니다.”

임형근 BGF리테일 해외사업실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 점포의 객단가(1인당 매출)는 7000원대 중반으로 한국 평균(6000원대)보다 훨씬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달 국내 편의점 중 처음으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했다. 1호점 개점 후 한 달 만에 카자흐스탄 최대도시 알마티에 3개 점포를 열었다. 올해 연말까지 50개, 2029년까지 500개의 점포를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몽골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CU가 다음 진출국으로 카자흐스탄을 선택한 이유는 큰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임 실장은 “광역권 인구가 200만명이 넘는 알마티는 도시화 수준이 높은 데 반해 제대로 된 편의점이 없었다”며 “물류센터를 구축했을 때 효율성도 클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CU는 현지에 도시락 등 가정간편식(HMR) 제조 공정까지 갖춘 물류센터를 만들었다. 카자흐스탄에서 유통사가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한 건 CU가 처음이다.


현지에 신선한 K푸드를 앞세운 전략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임 실장은 “K푸드 인기가 높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음식점 가격은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며 “CU는 현지에서 한국 레시피에 맞춰 직접 생산한 김밥, 도시락, 삼각김밥을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지 CU에서 김밥·도시락 등 신선식품은 한 점포당 하루에 500~600개씩 판매되고 있다. 국내 평균(40개)의 12배가 넘는 수치다. 그는 “한국에선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담배 매출 비중이 37%에 달하는데 카자흐스탄 점포에서 담배의 매출 구성비는 1~2% 수준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CU는 카자흐스탄 소형 유통 채널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 실장은 “해외 진출은 리스크(위험)가 크지만, 높은 인구밀도·도시화·적합한 파트너사라는 세 박자가 맞아떨어지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며 “카자흐스탄은 모든 조건을 만족한 국가”라고 말했다. CU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며 현지 최대 아이스크림 제조사인 ‘신라인’과 손잡았다. 안드레이 신 신라인 대표는 고려인 3세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유통의 경우 현지화가 정말 중요하다”며 “카자흐스탄 파트너 업체의 경우 현지를 제일 잘 아는 기업인 만큼 리스크가 제일 적다”고 했다.

임 실장은 올해 CU의 해외사업 매출 목표가 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작년 CU의 해외사업 매출은 2000억원가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5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그는 “해외에서 CU 점포를 통해 현지인들이 새로운 K푸드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젖어 들고 있다”며 “CU가 단순한 유통시설이 아닌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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