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지난해 한국에서 조 단위 매출을 올렸다.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디올은 블랙핑크 멤버 지수에게 앰배서더(홍보대사)를 맡기고 아동복 매장까지 여는 등 적극적 국내 시장 공략으로 매출을 3년 만에 3배 수준으로 불렸다.
3일 국내에서 디올을 운영하는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이하 디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올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9305억원) 대비 12.4% 증가한 1조4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 1.7% 감소한 3120억원, 238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명품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디올은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주요 백화점 3사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산업통상자원부 기준)이 전년보다 0.5% 증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돋보이는 성장세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첫해인 2020년 매출(3285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는 인기 가방 제품과 주얼리 등을 중심으로 단행한 꾸준한 가격 인상과 매장 확대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디올은 지난해 7월 주요 가방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고 새해 들어서도 주얼리 가격을 최대 12% 올렸다.
디올의 백화점 매장은 2022년 말 21곳에서 지난해 말 24곳으로 늘었다. 아동복 라인인 '베이비 디올'을 내세워 고가 유아용품 시장으로도 발을 넓혔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은 디올의 모기업인 LVMH의 실적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디올은 세계 1위 부자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후계자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맏딸 델핀 아르노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브랜드다. LVMH의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 지난해 분기별 매출 증가율 추이는 2분기 34%에서 3분기 11%로 둔화했으나 4분기 15%로 다시 회복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매출 신기록을 썼지만 디올의 국내 기부금 규모는 1920만원에 그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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