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도쿄증시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도요타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시총 증가액 순위를 집계한 결과 도요타가 1년 만에 31.19조엔(약 275조원) 늘면서 1위에 올랐다. 도요타의 시총은 61.86조엔을 기록, 일본 기업 사상 처음으로 60조엔을 돌파했다.
다이하쓰 등 계열사의 품질 인증 부정 이슈가 있었지만 실적 자체는 호조세다. 차량 가격 인상에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도요타는 올해 들어서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1~3월 미국에서만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약 56만5000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전기차(EV)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일본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이 시총 증가액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쿄일렉트론 시총은 작년 한 해 11.09조엔 증가해 18.66조엔으로 늘었다.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막을 입히는 성막장치와 세정장치 등 8개 품목에서 세계 점유율 1~2위를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절단 장비업체 디스코도 8위에 들었다. 디스코 시총은 4.54조엔 증가해 6.19조엔으로 늘었다. 9위는 실리콘 웨이퍼 소재를 만드는 신에츠화학이다. 신에츠화학 역시 4.52조엔 늘어 13.17조엔을 기록했다.
3위의 미쓰비시상사(7.64조→14.57조엔)나 10위의 미쓰이물산(4.39조→10.75조엔) 등 주주 환원에 힘을 쓰는 상사 대기업도 시총이 크게 늘었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 워런 버핏의 긍정적인 평가도 뒷받침됐다. 버핏의 미국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는 일본 5대 상사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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