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1주일 앞두고 양당의 상호 비방전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은 제주 4·3 학살의 후예”라고 비판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는 일베(극우 성향 사이트) 출신”이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사건 추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여전히 4·3을 폄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4·3에 대해 진정한,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폄훼 인사에게 불이익을 줘야 마땅하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공천장을 쥐여줬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민의힘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한 조수연 후보와 서울 구로을의 태영호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는 과거 자신의 SNS에 ‘제주 4·3은 김일성 지령을 받은 무장 폭동’이라고 썼다. 태 후보는 지난해 2월 전당대회에서 ‘4·3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 위원장은 이날 강원 춘천 명동닭갈비 골목에서 한 유세에서 “이재명 대표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일베 출신”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이 대표야말로 제주 역사의 아픔을 이용만 해왔지 실제로 아픔을 보듬기 위해 행동한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제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4·3과 관련해 직권 재심을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법원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그걸 해주지 않았고 제가 법무부 장관이 된 다음에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4·3을 이용하는 것과 직권 재심을 확대해 실제로 실천하는 것, 어떤 게 역사를 제대로 보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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