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7시58분(현지시간)께 대만 동부에서 25년 만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 강진으로 이날 오후 7시 기준 9명이 숨지고 946명이 다쳤다. 또 137명은 고립 상태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만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해안에도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이번 지진은 1999년 대만을 강타한 '921 지진' 이후 최대 규모 강진으로 기록됐다.
EMSC에 따르면 지진은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명의 관광도시 화롄(花蓮)에서 남동쪽으로 12㎞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20㎞로 관측됐다.
대만 기상서(기상청)는 오전 7시58분께 규모 7.2의 지진이 화롄현 정부에서 남남동 방향으로 25㎞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고, 진원 깊이는 15.5㎞였다고 발표했다.
대만 당국은 이번 강진이 약 2400명이 숨지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된 1999년 9월 21일 규모 7.6 지진 이후 최대라고 설명했다.
최초 지진 발생 10여 분 뒤 규모 6.5의 여진이 이어졌다. 이날 정오까지 여진이 총 58차례 뒤따랐다.
우젠푸 대만 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진앙이 육지와 상당히 가까운 얕은 층이어서 대만 전 지역에서 지진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3∼4일간 규모 6.5∼7.0의 여진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기상 당국은 이날 지진 규모를 당초 7.5에서 7.7로 상향했고 중국은 7.3으로 관측했다.
대만 매체들은 이 지진이 원자폭탄 32개 혹은 46개와 맞먹는 위력이라고 추정했다.
다음 달 취임하는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이날 오후 예정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상무위 회의를 취소하고 지진 피해가 가장 큰 화롄시를 방문했다. 라이 당선인은 피해 건물과 현지 고교, 병원 등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인명 구조 상황을 지휘하기로 했다.
대만이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인 만큼 지진에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시선이 쏠렸다. 이날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생산라인 직원들이 한때 대피하면서 일부 반도체 생산이 한동안 멈췄었다. TSMC는 이날 신축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신주 과학단지 관리국은 TSMC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예방 차원에서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과 일본은 대만에 대한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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